시알리스 먹어도 꿈쩍 않는 남편 응답하라!
찬바람이 매섭게 불더니 남자들 아랫동네에 비상이 걸렸다. 그럭저럭 되던 발기가 됐다 안됐다 하고, 일단 서긴 서되 서너 번 들락거리다 팍 고꾸라지니 남자들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간다.
자기가 발기부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도 자존심 상하지만 아내 눈초리가 매서워 개장수한테 끌려가는 개처럼 병원을 가기는 더 싫다. 이럴 때 헛똑똑이들은 정력에 좋다는 오만가지를 찾아 헤맨다. 배가 아프면 내과에 가고 이가 아프면 치과에 가듯이 발기부전이라면 군소리 말고 비뇨기과에 가는게 맞다. 당연히 의사에게 탈탈 털어놓을 용기가 있어야 하며, 처방전 받아 약국 가는 것에도 뻔뻔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대놓고 복용하기 꺼리는 남성들을 위해 알약 형태의 정제형 제품은 물론 씹어 먹는 츄정(chew錠), 우표 크기로 휴대가 간편하고 녹여 먹는 필름형 제제, 털어먹는 세립제까지 나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비아그라나 시알리스의 특허 만료 후 복제약이 쏟아져 나왔고, 가격도 껌 값이 됐다. 약 성분과 용량, 복용 후 반응이 나타날 때까지의 시간과 약효의 지속 시간, 부작용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 시알리스는 발현 시간이 30분 이내로 빨라 성관계를 하기 바로 직전에 먹어도 되고, 체내 반감기가 24~36시간으로 길어 한 번 복용하면 효능이 최대 사흘 정도 오래 지속돼 주말 내내 침대에서 뒹굴 수 있어 위켄드 필(weekend pill)로도 불린다. 더불어 전립선 비대증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비아그라 복제품보다 시알리스 제네릭이 비교가 안 될 만큼 어마어마하게 더 많다.
그런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고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조사에 따르면 의사 처방 없이 불법유통 제품을 이용해본 남성이 67.7%나 됐다. 이유는 쉽게 구할 수 있어서, 병원 진료가 꺼려져서, 가격이 저렴해서 등이다.
간(肝) 작은 남자들은 천신만고 끝에 약을 손에 쥐고도 또 망설인다. 한번 약의 도움을 받으면 평생 약물에만 의지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내성이 생겨 약효가 떨어지거나 장기간 복용할수록 더 많은 양을 먹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만 하며 고개 숙인 채 주저하는 이가 꽤 많다. 아끼다 똥 된다. 발기가 완전히 안될 때보다는 어쩌다 발기가 안되거나 되긴 되지만 예전 같지 않아 만족스럽지 못한 초기에 먹어야 더 효과가 있다. 더 안 좋은 것은 발기부전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은 급한 마음에 넉넉히(?) 먹는 것이다. 이럴 경우 혈압이 낮아져 큰코다칠 수 있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의하면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 후 부작용은 ‘효과가 없다(31%)’가 가장 많고, 체온과 감각 변화(9%), 두통(9%), 소화불량(7%), 시야 흐림(7%), 안면홍조(4%) 등의 순이었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그날의 컨디션이나 식사 내용, 복용 타이밍, 성관계 상대자에 대한 일시적 감정 등 실로 다양한 요소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식사를 하자마자, 특히 기름진 음식을 잔뜩 먹고 약을 먹으면 흡수가 잘 안돼 약효가 적기 때문에 빈속에 먹어야 좋다. 또 약발을 잘 받으려면 성적 자극도 같이 받아야 한다.
약효가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으니 한두 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싸고 좋은 약들이 쌔고 쌨으니 입맛대로 골라 먹어 봐야 하지 않을까?